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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비교한 한국 중증외상센터, 무엇이 부족한가?

by 레이첼J 2025. 2. 28.

1. 서론: 중증외상센터, 생사를 가르는 의료 시스템

중증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산업재해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를 신속히 치료하는 최전선이다. 골든타임(중증외상환자가 치료받지 못하면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시간)이 중요한 환자들에게 중증외상센터의 존재는 생명과 직결된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중증외상센터가 부족하고, 운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중증외상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의료진 부족,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수가 등으로 인해 중증외상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중증외상센터는 어떤 점에서 부족한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칠 것인가?

 

응급실 긴박한 모습

 

2. 선진국의 중증외상 시스템, 무엇이 다른가?

1) 미국: 단계별 외상 시스템 구축

미국은 중증외상 환자를 위한 체계적인 이송 및 치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 외상센터를 단계별로 분류하여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최적의 시설로 이송한다.
  • Level 1 외상센터(최상위 센터)는 외상 전문 외과의, 신경외과의, 마취과의가 24시간 대기하며 즉시 수술이 가능하다.
  • 헬기, 앰뷸런스를 활용한 신속한 이송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응급환자는 평균 1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 미국 전역에 200개 이상의 Level 1 외상센터가 운영되며, 응급의료 시스템이 철저하게 구축되어 있다.

2) 독일: 중증외상 네트워크 시스템

독일은 외상환자 이송 및 치료를 위한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외상센터로 자동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헬리콥터 응급 이송 시스템(HEMS)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출동 시간은 평균 15분 이내다.
  • 중증외상 전문의가 출동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하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생존율을 높인다.

3) 일본: 닥터헬기와 외상외과 전문 인력 확보

일본은 중증외상 환자 이송과 전문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 닥터헬기 시스템을 통해 5~10분 내 출동이 가능하며, 이송 중에도 응급 처치가 이루어진다.
  • 외상외과 의사 양성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전문의 교육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 외상 전문 병원의 정부 지원이 강력하여, 병원 운영이 안정적이다.

 

3. 한국 중증외상센터의 현실: 무엇이 부족한가?

1) 중증외상센터의 절대적 부족

국내 중증외상센터는 17개뿐이며, 지역별 의료 격차가 크다.

  •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인프라 차이가 극심하여 중증외상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 중증외상센터가 없는 지역에서는 환자가 장거리 이송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에서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응급의료 헬기 인프라도 부족하다.

  • 닥터헬기는 있지만, 운항 제한이 많아 실제 활용률이 낮다.
  • 야간이나 기상 악화 시 운항이 어렵고, 착륙할 수 있는 헬리포트도 부족하다.

 

2) 외상외과 전문의 부족

의료진이 부족하여 중증외상센터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중증외상센터의 핵심은 외상외과 전문의지만, 지원자는 극히 적다.
  • 외상외과 전공의 기피 현상이 심각하여, 젊은 의사들이 외상외과를 선택하지 않는다.
  • 이유는 고위험·저보상 구조, 과중한 업무, 의료 소송 부담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의 사례: 의료진 부족이 만든 위기

  • 아주대병원의 이국종 교수는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외상외과 의사였지만, 의료진 부족과 병원 내 갈등, 예산 문제로 인해 결국 사직했다.
  • 이국종 교수의 사퇴 이후, 아주대병원의 중증외상센터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이는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되었다.

 

3) 낮은 의료수가와 병원의 부담

병원은 중증외상센터 운영을 꺼린다.

  • 중증외상센터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시설이지만, 수익성이 낮다.
  • 응급환자는 치료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 정부 지원도 충분하지 않으며, 병원이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크다.

낮은 의료수가가 문제를 악화시킨다.

  •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비는 현실적인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 외상외과 의사들은 밤낮없이 일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

 

4. 결론: 중증외상센터 개선 없이는 의료 붕괴가 온다

한국 중증외상센터의 문제점 정리

  1. 센터 부족 – 전국적으로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며, 지역별 의료 격차가 심각하다.
  2. 의료진 부족 – 외상외과 전공의가 기피하는 상황이며, 이국종 교수 사례처럼 의료진 이탈이 지속된다.
  3. 재정 문제 – 병원이 중증외상센터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고, 정부 지원도 부족하다.

해결 방안

  • 정부 지원 확대: 중증외상센터 운영 예산을 늘리고, 병원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 의료진 처우 개선: 외상외과 의사들의 급여와 수가를 현실화하여 전공의 기피 현상을 막아야 한다.
  • 응급의료 시스템 개혁: 헬기 운항 제한 완화, 지역별 병상 확보 등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중증외상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가 늘어나고 의료 시스템은 붕괴할 것이다. 선진국처럼 체계적인 외상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중증외상환자들은 병원을 찾아 헤매다 목숨을 잃을 것이다.